집값과 금리
2026년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로 올렸다는 뉴스가 나온 날, 하늘의 회사 메신저는 두 갈래로 갈렸다. "이제 집값 떨어진다." "금리 조금 오른다고 서울 집값이 떨어진 적 있냐." 하늘은 태호에게 묻는다. "금리가 1%p 오르면 집값은 얼마나 움직여요?" 태호는 계산기 대신 C아파트의 숫자 두 개를 적는다. 매매 6억 2,000만원, 전세 4억원. "이 집이 한 해에 얼마를 버는지부터 보시죠. 집값은 결국 그 돈을 오늘의 값으로 바꾼 겁니다." 이 장은 집을 '임대료를 낳는 자산'으로 보고, 그 임대료를 금리로 할인해 가격을 만드는 원리를 숫자로 푼다. 같은 1%p가 금리가 낮을 때 더 무겁다는 것, 성장 기대가 할인율에 다가가면 가격이 폭발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데도 현실의 금리와 집값이 늘 반대로 움직이지는 않는 이유까지 간다.
- 임대수익률과 자본환원율을 정의하고, 전세를 법정 전환율로 연 임대료로 바꿔 수익률을 계산한다.
- 가격 = 연 임대료 ÷ (금리 + 위험 프리미엄 − 성장률)로 집의 이론 가격을 계산하고 각 항의 뜻을 설명한다.
- 금리가 낮을수록 같은 1%p가 가격을 더 크게 흔드는 볼록성과, 성장 기대가 할인율에 다가갈 때의 불안정을 보인다.
- 대출 금리가 월 상환 능력을 거쳐 살 수 있는 가격을 바꾸는 경로를 따라간다.
- 소득 대비 가격(PIR)과 소득 대비 상환 부담을 계산하고, 금리와 집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유를 말한다.
집은 임대료를 낳는다: 임대수익률
예금 1억원은 한 해에 이자를 낳는다. 상가 한 칸은 월세를 낳는다. 집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빌려주면 월세나 전세라는 형태로 돈을 낳고, 내가 살면 남에게 내야 했을 임대료를 아껴 준다(1장의 귀속임대료). 그래서 집의 값을 따지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이 집이 한 해에 얼마를 낳는가'를 '이 집을 사는 데 드는 돈'과 비교하는 것이다.
한 해 임대료를 집값으로 나눈 값을 임대수익률(Rental yield)이라 한다. 임대료 전체를 그대로 나누면 총수익률(표면수익률), 보유세·수선비·공실 같은 비용을 빼고 나누면 순수익률이다. 상업용 부동산에서는 순임대수입을 가격으로 나눈 값을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 cap rate)이라 부른다. 이름이 다를 뿐 같은 비율을 반대 방향에서 읽는다. 수익률은 '이 값에 사면 몇 %를 버는가'이고, 자본환원율은 '이 임대료를 몇 %로 나눠야 가격이 되는가'다.
전세를 연 임대료로 바꾸기
월세로 놓은 집이라면 월세 × 12가 연 임대료다. 그런데 한국의 아파트는 전세로 놓인 경우가 많다. 전세 세입자는 월세를 내지 않고 목돈을 맡긴다. 집주인이 받는 것은 그 목돈을 굴려 얻는 이자, 또는 그 돈으로 대출을 갚아 아끼는 이자다. 그래서 전세를 연 임대료로 바꾸려면 보증금에 '보증금 1원이 한 해에 몇 원의 월세에 해당하는가'라는 비율을 곱한다. 이것이 전월세 전환율(Deposit-to-rent conversion rate)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 중에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쓸 수 있는 전환율의 상한을 정해 둔다. 연 10%와 '기준금리 + 2%p' 가운데 낮은 값이다. 2026년 8월 말 기준금리가 연 3.0%가 되었으므로 2026년 기준 법정 상한은 연 5.0%다. 시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전환율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이 상한보다 높기도 낮기도 하며, 한국부동산원이 지역별 전월세 전환율을 통계로 낸다. 이 장에서는 비교를 쉽게 하려고 법정 상한(RE.conversionCap)으로 계산한다. 반전세와 월세 전환은 6장에서, 전세 자체의 경제학은 5장에서 자세히 본다.
아래에서 시세, 전세 보증금, 전환율을 바꿔 총수익률과 순수익률을 본다. 순수익률은 보유세(이 책의 모델로 계산한 재산세)와 수선·관리비(집값의 0.5%)를 뺀 값이다. 비교를 위해 기준금리(연 3.0%)를 함께 그린다.
임대수익률 계산기
여기서 이상한 점이 하나 보인다. C아파트의 순수익률은 기준금리보다 낮다. 돈을 은행에 두는 것보다 집을 사서 세를 놓는 것이 한 해 수입으로는 덜 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값에 집을 사고판다. 그 차이를 메우는 것이 다음 절의 '성장'이다.
가격 = 임대료 ÷ (금리 + 위험 − 성장)
집을 사는 사람이 요구하는 수익률은 두 부분이다. 하나는 돈을 안전하게 맡겨도 받을 수 있는 금리다. 다른 하나는 집이라는 위험한 자산을 들고 있는 대가다. 집값은 떨어질 수 있고, 세입자를 못 구할 수 있고, 팔고 싶을 때 바로 안 팔리고, 사고팔 때 비용이 크다. 이 대가를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이라 한다. 둘을 더한 것이 할인율이다. 한편 집은 임대료가 해마다 조금씩 오르는 자산이다. 임대료가 해마다 \(g\)씩 오른다면, 투자자는 그만큼 오늘 덜 받아도 된다.
RE.capValue(R, r + π, g)다.이 식으로 앞의 이상한 점이 풀린다. C아파트의 총수익률 3.23%는 분모 \(r + \pi - g\)다. 금리를 3.0%, 위험 프리미엄을 2.0%로 보면 \(3.0 + 2.0 - g = 3.23\)이므로 시장은 임대료가 해마다 약 1.8%씩 오른다고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수익률이 금리보다 낮은 것은 이 성장 기대가 위험 프리미엄의 대부분을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 프리미엄과 성장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값이라, 실제 분석에서는 시장 가격에서 거꾸로 추정한다. 아래 숫자는 크기를 느끼기 위한 교육용 값이다.
아래 그래프의 가로축은 금리, 세로축은 C아파트(연 임대료 환산 2,000만원)의 이론 가격이다. 곡선 위의 점을 끌어 금리를 바꾸고, 양쪽의 작은 점이 금리 ±1%p일 때의 가격이다. 위험 프리미엄과 성장률도 바꿔 본다. 집을 서울 A구(17억원, 전세 7억원)나 강남권(40억원, 전세가율 40%의 교육용 대표값)으로 바꾸면 그 집의 임대료 환산과 시세가 들어가고, 성장률은 그 시세가 나오는 값으로 맞춰진다.
금리 곡선 위의 집값
곡선이 아래로 볼록하게 휘어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격은 분모에 반비례하므로, 분모가 작을 때(금리가 낮을 때) 분모의 같은 변화가 가격을 훨씬 크게 바꾼다. 금리가 낮던 시기에 집값이 크게 오르고, 그 시기에 산 집이 금리가 오를 때 크게 흔들리는 것도 이 볼록성 때문이다.
같은 식을 비싼 집에 대 보면 다른 것이 보인다. 2026년 서울 강남권 84㎡가 40억원대에 거래되고 그 동네 전세가율이 40% 안팎이라면, 전세 16억원을 연 5%로 환산한 임대료는 8,000만원이고 총 임대수익률은 2.0%다. 보유세와 수선비를 빼면 2%에 한참 못 미친다. 금리 3.0%에 위험 프리미엄 2.0%를 더한 할인율 5%로 이 값이 나오려면 \(g = 5.0\% - 2.0\% = 3.0\%\), 곧 임대료가 해마다 3% 넘게 영원히 오른다는 기대가 가격에 들어 있어야 한다. C아파트(약 1.8%)보다 훨씬 높다. 바꿔 말하면 이 가격은 지금 받는 임대료보다 앞으로의 성장에 크게 기대는 가격이고, 분모가 작아 금리와 기대의 작은 변화에 크게 흔들린다. 다만 이것은 위험 프리미엄을 모든 지역에 똑같이 2%로 둔 교육용 계산이다. 시장이 강남권의 위험을 더 낮게 본다면 필요한 성장률도 그만큼 낮아진다. 어느 쪽이 맞는지, 그 기대가 실현될지는 이 계산이 말해 주지 않으며 전망도 아니다.
금리 1%p의 무게
금리가 조금 바뀔 때 가격이 몇 % 바뀌는지는 위 식을 미분하면 나온다.
위험 프리미엄 2.0%, 성장률 1.8%를 그대로 두고 출발 금리만 바꿔 1%p의 무게를 표로 적으면 이렇다.
| 출발 금리 | 자본환원율 | 이론 가격 | 금리 +1%p | 금리 −1%p |
|---|---|---|---|---|
| 1% | 1.2% | 16억 6,667만원 | −45.5% | +500% |
| 2% | 2.2% | 9억 909만원 | −31.3% | +83.3% |
| 3% | 3.2% | 6억 2,500만원 | −23.8% | +45.5% |
| 4% | 4.2% | 4억 7,619만원 | −19.2% | +31.3% |
| 6% | 6.2% | 3억 2,258만원 | −13.9% | +19.2% |
표의 숫자는 모형 그대로의 값이고, 현실의 집값이 금리 1%p에 이만큼 움직인다는 뜻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금리가 바뀔 때 임대료, 성장 기대, 위험 프리미엄이 함께 움직이고, 집값은 거래가 느려 천천히 반응한다. 이 장 뒤쪽에서 그 얽힘을 따로 본다. 그래도 방향과 비대칭은 현실에도 남는다. 낮은 금리에서 시작한 시장일수록 금리 변화에 더 예민하다.
성장 기대가 할인율에 다가가면
분모 \(r + \pi - g\)에서 금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임대료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기대 \(g\)도 움직인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도시, 새 노선이 들어오는 동네(2장)에서는 \(g\)가 높게 잡힌다. 그런데 \(g\)가 할인율 \(r + \pi\)에 가까워지면 분모가 0에 가까워지고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때 가격의 대부분은 수십 년 뒤의 임대료에서 나온다. 아래에서 성장 기대 손잡이를 끌어 할인율 쪽으로 가져가 본다. 아래쪽 띠는 그 가격이 몇 년 뒤의 임대료에서 오는지를 나눈 것이다.
성장 기대와 가격의 폭발
이 시뮬레이터가 보여 준 것은 거품이 생기는 한 경로다. 사람들이 "이 동네 임대료(또는 집값)는 계속 오른다"고 믿으면 \(g\)가 올라가고, 가격이 오르면 그 믿음이 더 굳어진다. 그런데 가격이 성장 기대에 기대는 몫이 클수록, 기대가 조금만 바뀌어도 가격이 크게 무너진다. 금리 변화보다 기대 변화가 가격을 더 크게 흔드는 시기가 있는 이유다. 기대가 스스로를 키우는 과정은 17장에서 따로 다룬다.
대출 금리와 살 수 있는 가격
지금까지는 금리가 '할인율'로 집값에 들어가는 경로를 보았다. 투자자의 계산이다. 실거주로 집을 사는 대부분의 가구에게는 더 직접적인 경로가 있다. 집을 대출로 사므로, 금리가 오르면 같은 월 상환액으로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 은행은 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이 일정 비율을 넘지 않게 빌려준다. 이 비율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이라 하고, 2026년 기준 은행권의 한도는 40%다.
아래 그래프는 연소득과 자기 돈이 정해진 가구가 DSR 40% 안에서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에 자기 돈을 더한 '살 수 있는 가격'을 금리별로 그린 것이다. 곡선 위의 점을 끌어 금리를 바꾼다.
금리가 바꾸는 살 수 있는 가격
두 경로는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같은 임대료를 더 높은 비율로 할인하고, 실수요자는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 다만 두 번째 경로에는 제도가 끼어 있다. 은행은 실제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한도를 계산하고(스트레스 DSR), 정부는 지역과 가격에 따라 대출 비율과 금액을 막는다. 그래서 금리가 같아도 규제가 바뀌면 살 수 있는 가격이 바뀐다. 이 경로는 9장에서 하늘네의 숫자로 끝까지 따라간다.
- 고정인가 변동인가: 변동금리면 어떤 지표(코픽스, 금융채 금리 등)에 연동되고 몇 개월마다 바뀌는가. 혼합형이면 고정 기간이 몇 년인가.
-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조건: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급여 이체, 카드 사용 같은 조건을 계속 지켜야 하는가. 조건을 못 지키면 금리가 얼마로 오르는가.
- 금리가 2%p 오를 때의 월 상환액: 지금 월 상환액만 보지 말고, 금리가 올랐을 때의 금액을 은행에 계산해 달라고 하거나 직접 계산한다(9장).
- 중도상환수수료: 금리가 내려 갈아타고 싶을 때 수수료가 얼마이고 몇 년 동안 붙는가.
소득 대비 가격(PIR)과 상환 부담
집값이 비싼지를 가늠하는 가장 단순한 잣대는 소득과 비교하는 것이다. 집값을 가구의 연소득으로 나눈 값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Price-to-income ratio)이라 한다. PIR이 10이면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을 모아야 집 한 채를 산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2025년 11월 발표)에 따르면 자가가구의 PIR은 전국 6.3배, 수도권 8.7배, 서울 13.9배였다(조사의 대상과 산정 방식에 따른 값이다). 이 조사는 2024년의 값이라,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2026년 시세로 다시 재면 더 높아졌을 수 있다.
그런데 PIR은 금리를 모른다. PIR이 같아도 금리가 2%일 때와 6%일 때 매달 갚을 돈은 크게 다르다. 그래서 소득 가운데 대출 상환에 나가는 몫을 함께 본다. 집값의 일정 비율(LTV)을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렸다면 그 몫은 이렇게 쓸 수 있다.
아래 그래프의 가로축은 PIR, 세로축은 소득 대비 연 상환액이다. 점을 끌어 PIR을 고르고, 금리와 LTV를 바꿔 본다. 가는 점선은 금리가 2%p 낮을 때와 높을 때다. 가로축은 하늘네 소득으로 본 강남권 40억원대 84㎡(PIR 40배 남짓)까지 넓혔다. 금액 상한을 켜면 2026년 수도권 주담대 금액 상한(시가 15억원 이하 6억원, 25억원 이하 4억원, 그 위 2억원)이 하늘네 소득 기준 집값에 적용된다.
같은 PIR, 다른 부담
PIR과 상환 부담을 나란히 보면, 집값이 비싼지 싼지를 한 숫자로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PIR이 높아도 금리가 낮으면 매달의 부담은 견딜 만하고, PIR이 그대로여도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커진다. 그리고 PIR은 평균 소득 가구를 기준으로 한 숫자라, 실제로 그 동네 집을 사는 가구의 소득과는 다를 수 있다. PIR을 거품의 신호로 쓰는 방법과 한계는 17장에서 다시 본다.
금리와 집값이 반대로만 움직이지 않는 이유
지금까지의 모형은 금리 말고 다른 것이 그대로라고 가정했다.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금리가 왜 바뀌었는지에 따라 다른 항들이 함께 움직인다. 중앙은행은 대개 경기가 좋고 물가가 오를 때 금리를 올리고, 경기가 나쁠 때 내린다. 경기가 나빠 금리를 내리는 시기에는 소득과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g\))도 함께 꺾이고, 사람들이 위험을 더 크게 느껴 위험 프리미엄(\(\pi\))이 커지기도 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아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는 소득과 임대료가 같이 오른다.
아래에서 금리를 바꾸되, 그 변화와 함께 성장 기대가 얼마나 따라 움직이는지, 전세의 임대료 환산이 금리를 따라가는지를 정해 본다. 폭포 그래프는 출발 가격(이론 가격 6억 2,500만원)에서 각 힘이 가격을 얼마씩 바꾸는지를 순서대로 쌓은 것이다.
금리를 내렸는데 집값이 내린다면
그래서 "금리가 내렸으니 집값이 오른다", "금리가 올랐으니 집값이 내린다"는 말은 다른 것이 그대로일 때만 맞다. 실제로 이 가격 변화는 어느 힘에서 왔는가를 따질 때는 세 가지를 함께 본다. 첫째, 금리가 할인율과 대출 여력으로 들어온 몫. 둘째, 금리를 바꾸게 만든 경기가 소득과 임대료의 기대로 들어온 몫. 셋째, 같은 시기에 따로 움직인 공급(입주 물량, 4장)과 대출 규제(15장)의 몫이다.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 대출 규제를 풀거나, 금리를 내리는 시기에 입주 물량이 몰리면 금리와 집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의 서울도 그렇다. 서울시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2026년 7월에 전년 같은 달보다 14.56% 높았는데, 그 1년 동안 기준금리는 내려가지 않았고 여름에는 오히려 올랐다. 이 상승을 금리 하나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입지가 좋은 곳의 공급 부족, 바뀐 대출 규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함께 작동했을 것이고, 각 힘이 얼마씩이었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집값은 거래가 느려서 금리 변화를 몇 분기, 길게는 몇 년에 걸쳐 따라간다.
2026년 기준 숫자들
이 장에서 쓴 제도 수치와 통계는 다음과 같다. 위험 프리미엄과 성장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값은 교육용으로 정한 것이다.
| 항목 | 값(2026년 기준) | 근거 |
|---|---|---|
| 한국은행 기준금리 | 연 3.00% (2026년 7월 2.75%, 8월 3.00%로 인상)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 |
| 전월세 전환율 상한 | min(연 10%, 기준금리 + 2%p) = 연 5.0%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 시행령 제9조 |
| DSR 한도 | 은행권 40%, 제2금융권 50% | 금융위원회 |
| 스트레스 DSR |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 가산금리 하한 3.0%p 등 | 금융위원회(9장) |
| 자가가구 PIR | 전국 6.3배, 수도권 8.7배, 서울 13.9배 (2024년도 조사) |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2025년 11월 발표) |
| 서울 아파트 시세(참고) | 평균 16억 739만원, 중위 12억 9,167만원(2026년 8월). 강남권 84㎡ 40억원대 거래(2026년 사례). 송파·용산·서초 전세가율 40% 안팎(2026년 1월) |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보도), 실거래 사례 |
| 위험 프리미엄, 임대료 성장률 | 2.0%, 1.8% (교육용) | 시장 가격에서 거꾸로 추정하는 값, 이 책의 가정 |
하늘네 집 노트
이 장의 계산을 C아파트와 하늘네 소득에 모아 본다. 위쪽은 C아파트의 이론 가격(굵은 점)과 시세 6억 2,000만원(호박색 선), 금리 ±1%p일 때의 범위다. 아래쪽은 하늘네 연소득 9,200만원으로 본 세 후보 지역 84㎡의 PIR이다. 금리, 위험 프리미엄, 성장률을 바꾸고, 전세의 임대료 환산을 금리에 연동해 본다.
C아파트의 이론 가격과 하늘네 PIR
6억 2,000만원 안에 들어 있는 금리와 기대
태호가 적은 계산은 짧다. C아파트 전세 4억원을 2026년 기준 법정 전환율 상한 연 5%로 바꾸면 연 임대료 환산은 2,000만원이다. 시세 6억 2,000만원으로 나누면 총 임대수익률은 3.23%, 이 책의 모델로 재산세와 수선비를 빼면 순수익률은 약 2.6%다. 기준금리 3.0%보다 낮다. 금리 3.0%에 위험 프리미엄 2.0%를 더한 할인율로 이 가격이 나오려면 시장이 임대료가 해마다 약 1.8% 오른다고 기대하고 있어야 한다. 그 가정으로 본 이론 가격은 6억 2,500만원이다.
같은 가정에서 금리만 1%p 오르면 이론 가격은 4억 7,600만원(−24%), 1%p 내리면 9억 900만원(+45%)이다. 하늘이 놀라자 태호가 덧붙인다. "이건 금리만 움직이고 나머지는 꼼짝 안 한다고 칠 때 숫자예요. 금리가 오르면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비율도 같이 오르니까, 그것까지 넣으면 −9% 정도입니다. 실제 시세는 이보다 훨씬 느리고, 같은 때 입주 물량이나 대출 규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고요." 재원이 묻는다. "A구는 수익률이 더 낮다면서요?" A구 84㎡(17억원, 전세 7억원)의 연 임대료 환산은 7억원 × 5% = 3,500만원이고, 총수익률은 3,500만원 ÷ 17억원 ≈ 2.1%다. 같은 할인율 5%(금리 3.0% + 위험 프리미엄 2.0%)로 이 가격이 나오려면 시장이 임대료가 해마다 약 2.9% 오른다고 기대하고 있어야 한다(5.0% − 2.1%). C아파트의 1.8%보다 1%p 넘게 높다. 시장이 A구의 성장을 더 높게, 또는 위험을 더 낮게 보고 있다는 뜻이고, 분모가 작은 만큼 금리와 기대의 변화에 더 예민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모형으로 금리 ±1%p는 A구 이론 가격을 −33%, +94% 움직인다. 태호가 덧붙인다. "서울 강남권에서 84㎡가 40억원대에 거래되는 집들은 전세가율이 40% 안팎이라 수익률이 2% 언저리이고, 이 식으로는 성장 기대가 3% 넘게 들어 있는 셈이에요. 이건 계산이지 전망은 아닙니다."
하늘네 연소득 9,200만원으로 보면 PIR은 B시 약 6.7, A구 약 18.5(17억원 ÷ 9,200만원), E시 약 5.3이다. A구 84㎡는 하늘네가 한 푼도 쓰지 않고 18년 반을 모아야 하는 값이고,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의 서울 자가가구 PIR(13.9배)보다 높다. 그 조사 뒤로 서울 시세가 크게 올랐으니 2026년의 서울 PIR도 조사값보다 높아졌을 수 있다. 게다가 A구 17억원은 시가 15억원을 넘어 수도권 주담대가 4억원까지라, 하늘네가 사려면 13억원을 자기 돈으로 채워야 한다. 집주인 남궁현의 입장에서 보면, 2021년에 6억 8,000만원에 산 이 집이 해마다 받는 임대료 환산 2,000만원은 수익률로 3% 남짓이다. 그가 이 집을 들고 있는 이유가 임대료가 아니라 가격에 대한 기대라는 것은 숫자에서 바로 보인다. 다만 이 계산은 '이 가격이 비싸다, 싸다'를 정해 주지 않는다. 시세에 어떤 기대가 들어 있는지를 보여 줄 뿐이다.
핵심 정리
- 집은 임대료를 낳는 자산이다. 연 임대료 ÷ 집값이 임대수익률이고, 전세는 보증금 × 전월세 전환율로 연 임대료로 바꾼다. 2026년 기준 법정 전환율 상한은 연 5.0%(기준금리 3.0% + 2%p)다.
- 이론 가격은 \(P = R / (r + \pi - g)\)다. 수익률이 금리보다 낮은 집은 시장이 그 차이를 임대료 성장으로 메울 것이라고 기대하는 집이다.
- 가격은 분모에 반비례해서 곡선이 볼록하다. 금리가 낮을수록 같은 1%p가 가격을 더 크게 흔들고, 금리가 내릴 때의 상승폭이 오를 때의 하락폭보다 크다.
- 성장 기대가 할인율에 다가가면 가격이 폭발하고, 가격의 대부분이 먼 미래의 임대료에서 온다. 이런 가격은 기대가 조금만 꺾여도 크게 무너진다.
- 대출 금리가 오르면 같은 월 상환 한도로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 살 수 있는 가격이 내려간다. 실제 한도는 DSR, 스트레스 가산금리, LTV, 금액 상한이 함께 정한다(9장).
- PIR은 소득 대비 가격이고 금리를 모른다. 소득 대비 상환 부담 = PIR × LTV × 대출 1원당 연 원리금이므로, PIR이 같아도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커진다.
- 금리가 바뀐 이유에 따라 성장 기대, 위험 프리미엄, 전세의 임대료 환산이 함께 움직이고, 같은 시기의 공급과 대출 규제도 작동한다. 그래서 금리와 집값이 늘 반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확인 퀴즈
매매가 5억원, 전세 3억원인 아파트가 있다. 전월세 전환율 5%로 전세를 연 임대료로 바꾸면 총 임대수익률은?
연 임대료가 2,000만원인 집이 있다. 위험 프리미엄과 성장률이 그대로일 때, 금리가 1%p 오르는 충격이 가장 크게(비율로) 나타나는 경우는?
경기가 나빠져 중앙은행이 금리를 1%p 내렸다. 그런데도 어느 지역의 집값이 오르지 않았다. 이 장의 모형으로 가능한 설명이 아닌 것은?
PIR이 10인 집을 집값의 50%를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려 산다. 대출 금리가 4%에서 6%로 오르면 소득 대비 연 상환액은 대략 어떻게 변하는가? (대출 1원당 연 원리금: 4%에서 약 0.057, 6%에서 약 0.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