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경제학
하늘네는 C아파트에 월세 한 푼 내지 않고 산다. 대신 집주인 남궁현에게 4억원을 맡겼다. 남궁현은 그 돈에 이자를 주지 않는다. 그는 2021년에 이 집을 6억 8,000만원에 사면서 당시 세입자의 보증금 4억 5,000만원을 끼고 자기 돈 2억 3,000만원만 냈다. 그러니 C아파트의 3분의 2쯤은 세입자의 돈으로 산 셈이다. 4장에서 하늘은 만기 무렵 입주 물량이 몰리면 전세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 집주인은 돌려줄 돈이 있을까. 집값이 내리면 우리 4억원은 안전할까. 이 장은 전세라는 계약을 돈의 흐름으로 뜯어본다.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빌려주고, 그 대가는 무엇이며, 그 고리가 언제 끊어지는지를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에서 계산한다.
- 전세를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주는 무이자 대출'로 보고, 보증금과 월세 사이에서 세입자와 집주인이 각각 무엇을 얻고 잃는지 계산한다.
- 집주인의 셈법(보증금의 쓰임 + 시세차익 기대 − 보유비용)과 금리가 오를 때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느는 이유를 설명한다.
- 전세가율과 갭, 갭투자의 레버리지를 계산하고, 갭이 사라지는 집값 하락폭을 구한다.
- 역전세가 생기는 조건과 보증금이 다음 집으로 이어지는 연쇄가 끊어질 때의 모습을 본다.
- 깡통전세에서 집값 하락·낙찰가율·선순위 채권에 따른 보증금 회수율을 계산하고, 하늘네 보증금의 안전 여유를 잰다.
전세는 세입자가 주는 무이자 대출
전세 계약서에는 '대출'이라는 말이 없다. 그러나 돈의 흐름만 보면 전세는 대출이다. 세입자는 계약할 때 목돈을 집주인에게 건네고, 2년 동안 이자를 받지 않으며, 계약이 끝나면 원금을 그대로 돌려받는다. 그 대가로 월세를 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전세 보증금(Jeonse deposit)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빌려준 무이자 대출이고, 그 이자를 월세로 '현물 지급'받는 계약이다. 집주인은 이 돈을 은행에 넣을 수도, 대출을 갚을 수도, 다른 집을 사는 데 쓸 수도 있다.
그래서 전세와 월세는 같은 집을 빌리는 두 가지 지불 방법이다. 보증금을 많이 맡기면 월세가 줄고, 적게 맡기면 월세가 는다. 보증금과 월세를 바꾸는 비율이 전월세 전환율(Conversion rate)이다. 전환율이 연 5%면 보증금 1억원을 빼는 대신 월세가 한 해 500만원(월 약 41만 7,000원) 붙는다. MoneyBook의 집: 월세·전세·매매는 세입자 쪽에서 이 시소를 다뤘다. 이 장은 같은 시소의 반대편, 집주인 쪽에 무엇이 앉아 있는지까지 본다.
이 대출의 이자는 누가 얼마로 셈할까. 세입자에게 보증금 1억원의 값은 그 돈을 예금했다면 받았을 이자, 또는 그 돈을 빌렸다면 낼 전세대출 이자다. 집주인에게 보증금 1억원의 값은 그 돈으로 갚은 대출의 이자, 또는 그 돈으로 산 집이 오른 만큼이다. 아래에서 보증금 손잡이를 끌어 4억원 전세를 반전세, 월세로 바꿔 본다. 두 선은 같은 집을 두고 세입자가 한 해 내는 비용과 집주인이 한 해 얻는 것이다.
보증금 1억의 값은 누구에게 얼마인가
이 그래프 하나에 전세 시장의 긴장이 다 들어 있다. 세입자는 자기 금리가 전환율보다 낮을 때 전세를 원하고, 집주인은 자기 금리가 전환율보다 높을 때 전세를 원한다. 둘 다 전세를 원하는 때는 집주인이 보증금으로 아주 비싼 빚을 갚거나, 보증금으로 산 집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할 때다. 바로 그 두 번째 조건이 한국에서 전세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다. 다음 절이 그 셈법이다.
집주인의 셈법
집주인이 전세를 놓는 이유를 숫자로 적으면 이렇다. 보증금으로 무엇을 하든 그 쓰임에서 나오는 이익,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집을 갖고 있는 비용(보유세, 수선비)이다. 보증금을 은행에 넣는 집주인은 드물다. 대부분은 그 돈과 자기 돈을 합쳐 그 집을 샀거나, 다른 집을 샀거나, 대출을 갚았다. 특히 세입자의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것을 갭투자(Gap investment)라 한다. 집값과 보증금의 차이(갭)만 내 돈으로 내는 투자다.
RE.leverage로 계산한다.아래는 6억 2,000만원짜리 집을 같은 자기 돈(갭)으로 사서 전세를 놓을 때와 월세(보증금 5,000만원)를 놓을 때의 한 해 손익이다. 월세를 놓으려면 보증금 대신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 기대 상승률과 금리를 바꿔 본다.
전세를 놓을까, 월세를 놓을까
그래프에서 본 것을 정리한다. 전세를 놓는 집주인의 수익은 거의 전부 시세차익 기대에서 나온다. 보증금 자체는 이자를 낳지 않지만, 그 돈 덕분에 적은 자기 돈으로 비싼 집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강할 때 전세 공급이 늘고, 기대가 꺾이면 집주인은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월세를 찾는다. 반대로 월세는 집값과 상관없이 현금이 들어오지만, 그만큼 대출이 필요해 금리에 민감하다. 같은 집이라도 집주인이 무엇을 기대하고 얼마에 돈을 빌릴 수 있느냐에 따라 전세와 월세 중 다른 답이 나온다.
금리가 오르면 전세가 줄어든다
전세가는 어떻게 정해질까. 세입자는 같은 집을 전세로 살지 월세로 살지 비교한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린다면 한 해 비용은 '보증금 × 전세대출 금리'다. 월세로 살면 '월세 × 12'다. 둘이 같아지는 곳에서 전세가가 정해진다고 보면, 전세가는 같은 집의 연 월세를 금리로 나눈 값이 된다. 여기에 세입자가 전세라서 감수하는 위험(목돈을 맡기는 위험)에 대한 대가가 붙는다.
아래는 월세로 한 달 약 167만원을 받을 수 있는 집이다. 세입자 금리가 3.8%, 위험 대가가 1.2%p면 분모가 5%라 전세가는 4억원이다. 금리 점을 끌어 2년 사이에 금리가 오르면 이 집의 전세가가 어떻게 되는지 본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집의 전세가는
금리가 오르면 세입자에게 보증금은 비싼 돈이 된다.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커지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늘린다. 이것을 월세화라 한다. 전세 수요가 줄면 전세가가 내려가고, 2년 전보다 낮은 전세가로 재계약해야 하는 집주인은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 금리가 내리면 반대로 전세가가 오르고 갭이 줄어 갭투자가 늘어난다. 같은 금리가 전세가와 매매가를 함께 움직이지만, 세입자의 비교는 월세라는 기준이 바로 옆에 있어서 전세가가 더 빨리 반응한다.
전세가율과 갭: 내 돈은 얼마나 들어 있나
집값에서 전세 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전세가율(Jeonse-to-price ratio)이라 한다. 6억 2,000만원 집의 전세가 4억원이면 전세가율은 약 65%다. 집값에서 보증금을 뺀 나머지가 갭이고, 갭투자자에게 갭은 그 집에 들어간 자기 돈이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갭이 작아 적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 전세가율 80%면 집값의 5분의 1만 있으면 된다.
2026년 서울의 숫자는 이 예와 다르다.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26년 1월 50% 아래로 내려왔고, 송파(39.4%)·용산(39.7%)·서초(41.6%)처럼 값이 높은 곳은 40% 안팎이다. 2026년 8월 KB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원대이고, 평균 전세가격은 6억 8,000만원대(2026년 4월)다. 서울 강남권에서 84㎡가 40억원대에 거래되는 집을 전세가율 40%로 보면 전세는 16억원, 갭은 24억원이다. 전세가율이 낮으면 갭이 집값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지고, 집값 자체가 크면 그 갭이 수십억원 단위가 된다. 매매가격에는 쓰는 값에 더해 앞으로의 기대가 들어가고 전세가격에는 쓰는 값만 들어가므로(앞 절의 셈법), 두 값이 벌어지는 곳일수록 전세가율이 낮게 나타난다. 이런 곳에서는 '전세를 끼고 적은 돈으로 산다'는 갭투자의 전제가 성립하기 어렵고,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2025년 10월 20일~2026년 12월 31일)이라 실거주 의무 때문에 전세를 낀 매수 자체가 막혀 있다(15장).
갭이 작다는 것은 레버리지가 크다는 뜻이다. 세입자의 보증금은 집주인에게 이자 없는 빚이고, 빚의 비율이 높을수록 집값 변화가 자기 돈에서 몇 배로 커진다(1장, 10장). 아래 막대의 왼쪽은 산 날, 오른쪽은 지금이다. 오른쪽 막대의 꼭대기를 위아래로 끌어 집값을 바꿔 본다.
갭은 집값 하락을 몇 배로 받는가
갭투자는 맞는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도구다. 당장 들어가 살 수는 없지만 미래에 살 집을 미리 사 두려는 사람, 집값 하락과 역전세를 견딜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은 돈으로 주택을 확보하는 방법이 된다. 맞지 않는 사람은 여유자금 없이 갭을 대출로 메운 사람, 여러 채를 같은 방식으로 이어 산 사람이다. 집값이 오를 때는 같은 레버리지가 수익을 키우지만, 내릴 때는 손실이 집주인의 자기 돈을 넘어 세입자의 보증금까지 번진다. 갭투자의 위험은 집주인 혼자 지는 것이 아니다.
역전세: 재계약 때 돈이 거꾸로 흐른다
전세가가 오르는 시기에 재계약하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차액을 더 낸다. 전세가가 내리는 시기에는 반대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 이것이 역전세(Reverse jeonse)다. 4장에서 본 입주 물량, 이 장 3절에서 본 금리 상승이 모두 역전세를 만든다. 하늘네 집주인 남궁현도 2025년 재계약 때 보증금을 4억 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며 5,000만원을 돌려줬다.
역전세가 무서운 이유는 보증금이 혼자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세입자가 맡긴 보증금은 집주인의 다음 집 매수나 다른 전셋집 보증금으로 이어져 있다. 갭투자로 집을 산 집주인 자신이 다른 집에 전세로 사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면 한 집의 역전세가 다음 집으로 번진다. 아래 그림은 다섯 가구가 보증금으로 이어진 사슬이다. 맨 왼쪽 세입자 A가 만기에 나가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한다. A의 집주인 B는 새 세입자의 보증금과 자기 여유자금으로 A에게 돈을 돌려준다. 모자라면 B는 자기가 사는 전셋집(C의 집)에서 보증금을 빼야 하고, 그러면 C가 같은 문제를 맞는다.
보증금의 사슬이 끊어지는 곳
현실에서 사슬은 이렇게 깔끔하지 않다. 집주인은 은행 대출로 차액을 메우기도 하고(정부가 역전세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 준 적도 있다), 세입자와 협의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기도 한다. 그래도 원리는 같다. 보증금은 다음 보증금으로 돌려주는 돈이고, 그 고리 어딘가에 현금이 없는 사람이 있으면 사슬 전체가 멈춘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내 집주인이 차액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인지, 즉 보증금 외에 현금이나 대출 여력이 있는지가 집값만큼 중요하다.
깡통전세: 보증금이 집값에 닿을 때
집주인이 보증금을 끝내 돌려주지 못하면 세입자는 법원 경매로 집을 팔아 그 돈에서 보증금을 받는다. 이때 보증금을 다 받을 수 있느냐는 세 가지가 정한다. 집이 얼마에 팔리는가(낙찰가율, 시세 대비 낙찰가의 비율), 나보다 앞선 빚이 얼마인가(선순위 채권, 내가 전입하기 전에 설정된 근저당 등), 그리고 경매 비용이다. 낙찰가에서 경매 비용과 앞선 빚을 빼고 남은 돈이 보증금보다 적은 집을 깡통전세(Underwater jeonse)라 한다. 속이 빈 깡통처럼 집을 다 팔아도 보증금을 채우지 못한다는 뜻이다.
RE.jeonseRisk가 최우선변제까지 넣어 계산한다.식에서 보듯 위험은 전세가율 하나가 아니라 (선순위 + 보증금) ÷ 시세, 그리고 낙찰가율이 정한다. 아래는 4억원짜리 집이다. 집값 하락 손잡이를 끌고, 전세가율·선순위·낙찰가율을 바꿔 본다. 곡선은 하락률에 따른 회수율이고, 오른쪽 막대는 고른 하락률에서 낙찰가가 어디까지 닿는지 보여 준다.
깡통전세: 낙찰가가 보증금을 자르는 선
깡통전세의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경매에 가면 집값이 그대로여도 손해를 볼 수 있다.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기 때문이다. 둘째, (선순위 + 보증금) ÷ 시세가 80%를 넘으면 집값이 조금만 흔들려도 보증금이 잘린다. 셋째, 시세 자체를 알기 어려운 집(신축 빌라, 거래가 드문 집)은 계약 때의 '시세'가 부풀려졌을 수 있어 실제 여유가 그래프보다 작다. 전세사기의 상당수가 이 틈을 이용한다. 그 유형과 막는 법은 7장에서 다룬다.
- 시세: 같은 단지·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호가가 아니라 실거래로 본다. 거래가 드문 집이면 공시가격과 감정평가를 함께 본다.
- (선순위 + 보증금) ÷ 시세: 등기부등본 을구의 근저당 채권최고액을 선순위로 더한다. 이 비율이 70~80%를 넘으면 위 시뮬레이터에 넣어 본다.
- 집주인의 다른 주택과 보증금: 다가구·다세대라면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도 사실상 선순위가 될 수 있다.
- 최우선변제 대상인지: 보증금이 지역별 기준 이하인지(아래 표). 대상이 아니면 경매에서 순위대로만 받는다.
-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 가입 요건을 통과하는지가 그 자체로 위험 신호를 걸러 준다. 요건과 등기부 읽는 법은 7장에서 다룬다.
전세가 사라지는 조건
전세는 세계적으로 드문 제도다. 집주인이 이자 없는 목돈을 받는 대신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세입자가 월세 대신 목돈을 맡기는 이 거래는 두 조건이 맞을 때 굴러간다. 집주인에게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하고, 세입자에게는 보증금의 비용(금리)이 월세보다 싸야 한다. 아래 그림은 두 사람의 셈을 나란히 놓은 것이다.
그림의 맨 아랫줄이 전세가 줄어드는 조건이다. 금리가 높아 세입자에게 보증금이 비싸고, 집값 상승 기대가 약해 집주인에게 갭투자가 남지 않으면 양쪽 모두 월세로 옮긴다. 거꾸로 저금리와 상승 기대가 겹치면 전세가 늘고 전세가율이 올라 갭투자가 쉬워진다. 그때 쌓인 높은 전세가율이 다음 하락기의 깡통전세가 된다. 전세는 집값이 오르는 동안에는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에게 유리해 보이는 제도지만, 그 유리함이 집값 상승이라는 한 가지 기대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 구조적인 약점이다.
전세가 줄어드는 것이 세입자에게 꼭 나쁜 일은 아니다. 목돈을 남의 집에 묶어 두는 위험이 줄고, 그 돈을 자기 집 마련이나 다른 자산에 쓸 수 있다. 대신 매달 나가는 현금이 늘어 저축이 어려워지고, 목돈이 있어도 금리가 낮으면 손해를 본다. 집주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월세는 안정적인 현금이지만 관리와 공실 부담이 따른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금리, 기대, 그리고 각자의 현금 사정에 달려 있다. 월세와 반전세의 비용을 직접 계산하는 것은 6장의 일이다.
전세에 걸린 제도와 수치
전세 계약에 직접 걸린 제도 수치를 2026년 기준으로 모으면 다음과 같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전환의 자세한 계산은 6장, 대항력·확정일자·반환보증의 절차는 7장에서 다룬다.
| 항목 | 2026년 기준 | 근거 |
|---|---|---|
| 전월세 전환율 상한 | min(연 10%, 기준금리 + 2%p) → 기준금리 3.0%일 때 5.0% |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9조 |
| 계약갱신청구권 | 1회, 2년. 갱신 때 증액 5% 이내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7조 |
| 최우선변제(서울) | 보증금 1억 6,500만원 이하 → 5,500만원까지 |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10조·제11조(2023-02-21 이후 담보물권 설정분). 총액은 낙찰가의 2분의 1까지 |
| 최우선변제(과밀억제권역 등) | 1억 4,500만원 이하 → 4,800만원까지 | |
| 최우선변제(광역시 등) | 8,500만원 이하 → 2,800만원까지 | |
| 최우선변제(그 밖) | 7,500만원 이하 → 2,500만원까지 | |
| 전세보증금반환보증(HUG) | 보증금 수도권 7억·그 외 5억 이하, (선순위 + 보증금) ≤ 주택가격의 90% |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준(2023-05~) |
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최우선변제의 기준 금액이다. 아파트 전세 보증금은 대부분 이 기준을 훌쩍 넘는다. 최우선변제는 보증금이 작은 세입자를 위한 안전망이고, 수억원짜리 아파트 전세의 세입자는 이 망에 걸리지 않는다. 그런 세입자를 지키는 것은 선순위가 적은 집을 고르는 것, 대항력과 확정일자로 순위를 지키는 것, 그리고 반환보증이다.
하늘네 집 노트
같은 4억원을 두고 집주인 남궁현과 세입자 하늘네는 서로 다른 그래프를 본다. 아래 왼쪽은 남궁현이 C아파트에 넣어 둔 돈이 집값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오른쪽은 그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하늘네가 4억원 중 얼마를 돌려받는지다. 집값 하락 손잡이를 끌어 두 사람의 숫자를 함께 본다.
같은 집, 두 사람의 장부: 남궁현과 하늘네
집주인의 갭 2억 2,000만원, 우리 보증금 4억은 얼마나 안전한가
남궁현의 셈법. 그는 2021년 C아파트를 6억 8,000만원에 사면서 당시 보증금 4억 5,000만원을 끼고 자기 돈 2억 3,000만원(갭)만 냈다. 산 뒤 집값이 올랐다면 그 상승분이 전부 2억 3,000만원 위에 얹혔을 것이다. 실제로는 시세가 6억 2,000만원으로 내려왔고, 전세가도 내려 2025년 재계약 때 보증금을 4억원으로 낮추며 5,000만원을 돌려줘야 했다(역전세). 그래서 지금 그가 이 집에 넣은 돈은 2억 8,000만원인데, 시세에서 보증금을 뺀 그의 몫은 2억 2,000만원이다. 이 책의 단순 계산으로 6,000만원, 넣은 돈의 약 21%가 사라진 상태다(세금·거래비용 제외). 4장의 시나리오처럼 만기에 전세가가 다시 내려가면 그는 또 차액을 마련해야 한다.
하늘네의 셈법. 지금 전세가율은 4억 ÷ 6억 2,000만 ≈ 65%, 등기부상 선순위 채권은 없다. 하늘네 보증금 4억원은 지역과 상관없이 최우선변제 기준(가장 높은 서울도 1억 6,500만원 이하)을 넘으므로 경매에서는 순위대로만 받는다. 이 장의 모형(RE.jeonseRisk, 낙찰가율 80%)으로 계산하면 집값이 10% 내려도 4억원을 다 받고, 20% 내리면 약 98%, 30%면 약 86%, 40%면 약 73%를 받는다. 손실이 시작되는 하락은 약 18~19%다. 집값이 그대로여도 경매에 가면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아 여유가 줄어든다는 것, 그리고 이 여유가 '집주인이 끝내 못 돌려줄 때'의 이야기라는 것을 함께 기억한다.
민태호는 두 사람의 셈을 나란히 놓고 말한다. "남궁현 씨에게 이 집은 2억 2,000만원짜리 투자이고, 하늘네에게는 4억원짜리 채권입니다. 집값이 20% 빠지면 남궁현 씨 몫은 절반 넘게 줄지만, 하늘네 보증금은 경매까지 가도 거의 다 돌아옵니다. 다만 경매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이 숫자에 없습니다." 하늘은 돌려받는 돈만큼 돌려받는 시점도 중요하다는 것을 메모한다.
핵심 정리
- 전세 보증금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주는 무이자 대출이고, 그 이자를 월세 면제로 받는 계약이다. 보증금과 월세는 전월세 전환율(2026년 기준 상한 연 5%)로 바뀐다.
- 세입자는 자기 금리가 전환율보다 낮을 때, 집주인은 자기 금리가 전환율보다 높거나 집값 상승을 기대할 때 전세를 원한다. 전세를 놓는 집주인의 수익은 거의 전부 시세차익 기대에서 나온다.
- 전세가 ≈ 월세 × 12 ÷ (세입자 금리 + 위험 대가)다. 금리가 오르거나 전세 위험 인식이 커지면 같은 집의 전세가가 내려가고 월세화가 진행된다.
-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갭이 작고 레버리지가 크다. 전세가율 90%면 집값 10% 하락으로 갭이 사라지고, 그 아래는 세입자의 보증금이 손실을 떠안는다.
- 역전세는 재계약 때 집주인이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보증금은 다음 집 매수나 다른 전셋집 보증금으로 이어져 있어, 현금이 없는 한 고리가 사슬 전체를 멈추게 한다.
- 깡통전세의 회수율은 집값 하락, 낙찰가율, 선순위 채권이 함께 정한다. (선순위 + 보증금) ÷ 시세를 보고, 경매로 가면 집값이 그대로여도 손해를 볼 수 있음을 기억한다.
- 고금리와 집값 상승 기대 약화가 겹치면 집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전세를 떠난다. 전세의 유리함은 집값 상승이라는 한 가지 기대에 기대고 있다.
확인 퀴즈
전환율이 연 5%인 집에서 세입자의 전세대출 금리가 6%로 올랐다. 세입자의 비용만 보면 어느 쪽이 유리한가?
집값 5억원, 전세 4억 5,000만원(전세가율 90%)인 집을 갭투자로 샀다. 보증금이 그대로일 때 집값이 몇 % 내리면 집주인의 갭이 모두 사라지는가?
시세 4억원, 선순위 근저당 1억원, 보증금 2억 4,000만원(전세가율 60%)인 집이 경매로 넘어가 시세의 80%에 낙찰됐다. 경매 비용을 무시하면 세입자는 보증금 중 얼마를 받는가? (최우선변제 대상 아님)
다음 중 집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전세를 떠나게 만드는 조건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